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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고래네/기업문화 job생각

1:1 인터뷰...

똑똑한호랑이 2018. 9. 28. 00:21

우리회사는 1,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다.

1,200명이라고 보고 매일 2명씩 1:1로 만난다고 하면 600일이 걸린다.

2년이 조금 안 걸리는 시간이지만...

입/퇴사가 잦은 산업이다보니 2년이면....너무 늦다.


그럼 50%만이라도 만나겠다고 한다면

600명을 매일 2명씩, 아니다 1시간씩 3명을 만나면 200일이면 된다.

하아...현실적으로는 어렵겠네.


갑자기 1:1 인터뷰를 떠올리게 된 이유는

기업문화 job의 한 선배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서 자극을 받아서다.

매년, 아니 오늘아침부터 퇴근때까지도 머리속 어딘가에 항상 띄워놓은 숙제같은 것이어서다.


많은 조직에서 다수의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설문이나 조직진단 같은 툴을 사용해서

단기간 내에 많은 의견을 간접적으로 모아서 이를 분석하여 향후 개선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받는다.

물론 설문 이후에도 FGI나 VOE등을 통해서 개별 직원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기도 하나

전수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대표성을 띤 사람들을 만난다.


1:1 인터뷰.

지금까지 많이 하기도 했다. 

하면서 늘 역시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 듣는 것이 가장 좋구나.

궁금한 것도 편하게 묻고, 혹시나 가졌던 오해나 편견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조금 주저하게 될 때가 있었는데, 

그들이 묻는 것에 시원한 답을 줄 수 없을 때, 도움을 주리라 노력했지만 여러 한계에 부딪혀서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되는 경우에...

미안한 마음과 무기력하고 창피한 마음이 복잡하게 들었다.

물론 내가, 나혼자서 해결하거나 속시원히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다. 안다.

신뢰를 잃었다는 생각이 든 것도 '뭐 팀장님이 답을 알아서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답답해서 하는 소리에요' 라는 말에서다.

나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라면 그 쯤은 괜찮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회사에 같은 이야기를 여러 루트로 해봤는데 바뀌는 건 없더이다...라고

해서 하는 말이었다.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뭐 그들도 기대하지 않고, 나도 기대감을 줄 수도 없다. 그런데 왜 하냐고?

1. 그들의 답답함을 어디에라도 꺼내놓게 해주고 싶다. 격하게 공감해주는 것으로라도 위안을 주고자 한다.

2. 여러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반복적으로 꺼내 놓는 거라면 데이터가 된다. 한 두 사람이 꺼내 놓은 것은 스킵하겠지만 데이터로 말하라 했으니 그래봐야겠다.

3. 그들 스스로 꺼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해주고 싶다. 개뿔 모르지만 naive observer의 관점으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새로운 시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시덥잖은 소리면 어떤가, 개뿔 모른다고 했으니까.

4. 회사에서 끝까지 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하고 싶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개선과 변화가 더딘 것이지 현장의 목소리 따위에 관심따위도 없다고 직원들이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다. 

5. 혼자서 뛰는 것은 한계가 있겠지만, 잘 들어주더라, 이야기하니까 좀 나아지더라, 스트레스라도 좀 가서 풀어봐...라고 이 채널을 권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우선 여기까지가 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핑계다. 

무언가 추진이 되고 과정이 생기면 또 무언가를 남기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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