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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result for 보도블럭 공사

(이미지 출저 : 중앙일보-조인스 https://news.joins.com/article/13245513)


"아니 왜 멀쩡한 보도블록은 뒤집어놓고 새로 까는 까지?"

"예산부족하다고 해서 아껴썼더니 내년 예산은 줄이면 되겠다고??"

"아껴쓰면 까이니까 뭐라도 써서 필요한 걸로 보이자!!!"

"헐~ 말이냐 방구냐~"



15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의문에 남았던 테마다.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이상하게도 내가 다니던 회사는 늘 재정적으로 힘들어했다.

예산은 늘 부족했고, 그에 비해 해야한다고 말하는 일들은 점점 늘어났다.

사람은 충원되지 않아서 적은 인원으로 늘어난 일을 줄어든 예산으로 해냈어야 했다.

최대한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보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아무리 사람은 무한한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늘어난 일을 줄어든 예산과 사람으로 해야 한다면

납기를 충분히 주거나 퀄리티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전혀 그렇지 않다. 


투정부리거나 남탓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달려들었고 다행히 괜찮은 결과도 따라와주었다.


내가 최선을 다했던 이유는 어떻게든 선순환고리를 만들어보기 위함이었다.

예산이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정도의 결과물을 내고 나면

다음에는 조금 더 상황과 여건이 나아져서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게 되고

이러면서 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나누게 될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예산이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정도의 결과물을 내고 나면

적은 예산으로 하느라 들어간 기대와 상상 이상의 노력들 (갈아넣음)을

당연시하고 그런 부분은 무형의 자산이 놀라울만큼 투입이 되었음에도

단순히 집행된 예산으로만 판단한다. 

그래서 다음에는 집행된 예산만으로 다음 예산의 기준으로 마음대로 삼아버린다.


혹자는 그렇게도 말하더라.

그러면 어필을 하라고, 아니면 예산이나 사람이 부족하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내일이 없는 생활이라면 가능하겠다. 하지만 직장인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고

그 평가로 나와 내 가족들이 먹고 살게 된다.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란 말이다.

그러므로 평범한 직장인들은 철저하게 '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무한으로 쏟아부으라고 하는 건 지나친 갑질이라 생각한다.

정도껏 하자는 거다. 상식선에서 지내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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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지방재정 365  http://lofin.mois.go.kr/portal/baeoom/bbsBaeoom01.do?url=bbsBaeoom04)



예산을 최선을 다해서 아껴쓰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면

내년도 예산을 깎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처럼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모든 조직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불필요한 예산 집행을 덜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제공할 수 없다면 납기를 현실적인 수준에서 제시하거나

퀄리티에 대한 욕심을 현실적으로 적용해주어야 한다는 거다. 

무조건 해 내라는 식, 잘하니까 더 하라는 식, 협업이나 팀워크라는 명목으로 경계가 애매한 일을 막무가내로 던지는 식으로

벼랑끝으로 몰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잘해서 시간도 단축하고 예산도 단축했으면 여유시간도 좀 주고, 

세이브 된 예산 만큼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위한 투자를 해주는 것이 상식이고 바람직한 것이다. 

그래야 더 신나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고민도 하고,

더 새로운 것들을 해보기 위해서 성과를 올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여전히 도대체 왜 이런 이상한 논리와 순환이 이어지고 있는지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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